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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 공간/영화, 음악을 만나다

[영화 OST] 타이타닉 - 바다에 잠든 100년의 사랑이여..그대 향한 심장이여..

미국 생활 1년이 조금 지난 봄날, 처음 가봤던 브룩클린 브릿지. 저 멀리 쌍둥이 빌딩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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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12월 24일. 14년 전 그 날은 이역만리 미국의 뉴욕 존 F.케네디 공항에 도착한 날이다. 벌써 14년이 흘렀다니...지금도 머리 속엔 그 때의 기억들이 생생한데 말이다. 하늘 위에서 바라본 금빛 가루를 수놓은 것 같았던 뉴욕의 야경은 지금도 눈 앞에서 아른 거린다. 

13시간의 여정을 뒤로하고 시차적응 할 겨를도 없이, 다음날 부터 시작 된 생애 첫 사회생활이 미국에서 시작될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었다. 환률이 달러당 2050원이던 그때 그 시절. 비록 청운의 꿈을 품고 성공하겠다는 일념으로 간 것은 아니었지만, 갓 졸업한(졸업식은  참석할 수도 없었다) 27살 청년의 부푼 희망만을 간직한 채, 몇 벌의 옷과 몇 권의 책 그리고 미국행 비행기표 한 장만 들고 비행기에 올랐던 그 마음은 잊혀지지 않는다.


도착 며칠 뒤 맞게 된 미국에서의 새해 첫 날. 그날 처음 가본 멀티플렉스 극장. 그곳에서 보게 된 첫 영화 <타이타닉(Titanic, 1997)>. 아마도 좌석 지정제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맨 앞줄에서 그것도 러닝타임이 3시간이 넘는 영화를 본다는 것은 목과 눈을 혹사시키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상황. 게다가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쉽지도 않았으니...

다만 3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을만큼 영화는 눈과 귀를 사로 잡았다. 미국행 타이타닉호의 티켓을 손에 거머 쥐고 환호했던 주인공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잭 도슨 역)의 마음이 마치 내 마음과도 같이 느껴졌었다.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가슴 벅차 올랐던 그 마음이...

타이타닉호의 티켓을 손에 넣고 환호하는 잭 도슨

미국에서의 첫 사회생활은 정신없이 돌아갔다. 6개월 간은 휴일도 없이 일을 해야 했고, 생전 처음 접해보는 2만여 가지가 넘는 각종 세탁기 부품과 자재들을 기억하며 정리해야 했다(미국의 세탁산업은 가히 상상 이상이다). 주문을 받고, 패킹(택배포장)을 하고, 미스트 올(오수 정화기)을 만들고, 코네티컷 주까지 자재 픽업도 가야 했으며, 저녁엔 ESL을 다녔다. 밤 10시 반에 집에 도착하면 운동과 각 브랜드별 모델과 부품 공부를 하느라 하루가 모자를 지경이었다.  

아침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이어지는 정신 없는 생활과 샌드위치만으로 하루 식사를 해결해야 했던...그렇게 고단한 생활에도 나를 위로해 주던 유일한 노래가 있었다. 바로 셀린 디온이 부른 타아타닉 OST -
'My heart will go on'. (기억이 맞다면)하루 종일 음악만 틀어주는 라디오 방송 101에서 타이타닉 OST만 하루에도 수 차례 들을 수 있었다. 그녀의 노래는 나의 외로움과 힘겨움을 달래주었고, 의지를 북돋아주는 마술 같은 힘을 지녔다. 하루 종일 들어도 질리지 않던 그녀의 감미로운 목소리는 마치 내 영혼을 어루만져주는 것만 같았다. 
 

Jack : Rose, listen to me. Listen. Winning that ticket was the best thing that ever happened to me. It brought me to you.

잭 : 로즈. 타이타닉의 표를 구한 건 내 생애 최고의 행운이에요.
      당신을 만났으니까요.  

- 잭 도슨(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대사

이 세상 마지막 순간까지 같이하는 사랑 [Titanic. 1997]

한번의 고민도 없이 미국행을 결심했던 내가 오히려 꿈을 찾기 위해 6개월간 고민한 후 선택한 한국행 결정이 잘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한국에서의 삶이 힘들 때마다 돌아가고픈 생각을 한 적이 없진 않았다. 떠나온지 13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도 느끼는 것은 사회 생활의 첫 단추는 제대로 잘 끼웠다. 작은 회사지만 이를 악물고 최선을 다해 서비스 하며 버틴 결과 1년만에 200만불 매출로 자리잡기까지 일익을 기여 했다는 자부심은 여전하다(첫 출근한 날 직원이 나 한명 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한 기억과 경험은 힘들 때마다 나를 버티게 하는 힘이 되어주었다. 타이타닉 OST 'My heart will go on'과 함께...
  

만약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 해도 내가 했던 선택을 번복하진 않았을 것이다. 다만 그때의 나에게 조금 더 기간을 두고 미국 문화를 경험하고, 나란 존재에 대해 성찰해 볼 수 시간을 가져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사회 초년생으로 처음 보았던 미국에서의
영화 타이타닉과 은하수를 보는 듯 했던 반딧불들 그리고 뉴욕의 파란 하늘은 아마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될 것이고, OST는 언제나 내 심장 고동소리와 함께 할 것이다(이 후 영화는 딱 한 편만을 더 보게 된다. 그 영화는 바로 브래드 피트 주연의 'Meet  Joe Black'). 

올해 4월이면 타이타닉이 침몰한지 백주년이 된다.
그리고 14년이나 흘러버린 타이타닉 영화는 3D로 다시 태어나 개봉된다고 한다. 타이타닉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만큼 극 내용의 일부는 실제 있었던 감동적인 내용이 그대로 담겨있다.

타이타닉호와 운명을 끝까지 같이 한 선장 에드워드 스미스와 배의 설계자 토마스 앤드류, 공포에 떠는 사람들을 안정시키기 위해 최후까지 연주했던 윌리스 히들리가 지휘한 8명의 연주단원, 토마스 바일스 사제는 기독교 성직자의 양심으로 구명정 승선을 거부 하고 다른 이들의 승선을 도왔으며, 백만장자 철강사업자였던 구겐하임은 자신의 하인들에게 구명정을 양보했다. 극 중 침대에서 나란히 죽음을 함께 맞이한 노부부는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메이시 백화점 소유자인 스트라우스 부부였으며, 역시 구명정 승선을 다른이에게 양보했다.

죽음의 공포가 시시각각 밀려오는 그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그들은 사랑과 희생 정신을 실천한 사람들이다.  그 때의 기억과 감동을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길 바라며....

Jack: You must do me this honor...
        promise me you will survive...
        that you will never give up...
        no matter what happens...
        no matter how hopeless...
        promise me now rose...and never let go of that promise.

Rose : I promise.
Jack : Never let go.
Rose : I promise. I will never let go, Jack. I'll never let go.

잭: 반드시 부탁을 들어줘요...살아남겠다고 약속해요... 포기하지 않고...
     무슨 일이 있어도...희망이 보이지 않더라도...약속해 줘요...로즈....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로즈 : 약속할께요.
잭 : 포기 하지 말아요.
로즈 : 약속할게요. 포기하지 않을께요. 잭. 절대로...

- 잭과 로즈(케이트 윈슬렛)의 대사


살아남겠다고 약속해요.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줘요.

그녀는 잭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혼신을 다해 호루라기를 분다.

미국생활 시작 후 처음 보게 된 영화...그리고 멀티플렉스 극장의 신기함. 
만약 내가 그러한 상황에 처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내 심장은 여전히 뜨겁게 뛰고 있는가? 
그것이 비극이었다 하더라도, 그 속에서 피어난 인간애와 사랑은 아름다운 것.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줘.  
미지의 세계로 향한 항해 혹은 비행....다시 해보고 싶다. 
이 세상이 끝나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 하고픈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 생이 끝나는 그 마지막 순간 하고 싶은 말...오직 당신만을 진정으로 사랑했소..나를 사랑해줘서 고마워요. 

영화를 보신 분은 그때의 감동과 추억을 떠올리면서, 편안히 감상해보시길 바랍니다.


타이타닉 OST - Hymn To The Sea.

 
타이타닉 OST - My Heart Will Go On.

타이타닉 3D 개봉이 곧 된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사랑하는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손 꼭잡고 개봉 중인 영화 한편 행복하게 감상하는 시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행복한 토요일 되시길 바래요. (^▽^) 이상 푸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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