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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 공간/책속의 여러줄

[책속의 여러줄] 좋은 기회를 놓치게 하는 얽매인 삶의 방식

때로 우리는 살아온 방식에 얽매여 좋은 기회를 놓쳐버리고 만다. 기회가 와도 활용할 방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 친구들과 그 자녀들 대부분도 대학을 나왔다. 그런데 그들이 원하던 일자리를 얻었을까? 그 반대다. 그들은 대학만 가면 인생이 풀린다고 믿던 시절, 뭐라도 되려면 대학졸업장이 필요하다고 하니까 그렇게 했을 뿐이다.

그런 식으로 솜씨 좋은 정원사, 제빵사, 골동품상, 조각가, 작가들이 사라져갔다. 
이제는 이 모든 걸 되돌아봐야 할 시기가 아닐까. 의사, 엔지니어, 학자나 변호사가 되고 싶다면 대학에 가야 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그 대답은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구로 대신하겠다. 

이제는 이 모든 걸 되돌아보면 훗날 어디선가
나는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겁니다.
숲 속엔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 파울로 코엘료의 《흐르는 강물처럼》 중에서

캠퍼스 서열에 남몰래 눈물 훔치는 17학번들: 입학 전형과 캠퍼스에 따라 서열 매기는 대학가

'서연고서성한중경외시….' 

대학을 줄 세우는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 이제 대학 안에서도 서열화가 뿌리 깊게 박혔다. 취업률이 높은 학과와 그렇지 않은 학과, 대학 본부에서 지원해주는 학과와 늘 통폐합 위기에 시달리는 학과로 학생들의 '클래스'는 구분된다. 언제부턴가 '클래스'는 입학전형, 캠퍼스별로도 나누어졌다. '수시충', '기균충', '지균충', '분캠충'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쓰이는 현실이다. - 출처: 오마이뉴스 2017.3.13

70%를 웃돌던 대학진학률이 2016년 사상 처음으로 60%대인 69.8%였다고 한다. 고령화 사회 영향을 받아 이 수치는 더욱 떨어질 것이다. 대학을 나와도 취업하기 힘든 시대이고 전공을 살려 취업하는 비율도 높지 않다. 소위 말하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쏟아붓는 사교육비는 이미 가계에 부담이 된지 오래다. 높은 대학등록금으로 인해 대출을 받지 않으면 졸업하기 어렵고, 졸업해도 빚 갚기 바쁘다. 한국의 교육 상황은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고, 특히 대학 서열화 문제는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푸샵은 고등학교 졸업 즈음, 대학을 가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해 졸업 후 그해 군대를 갔다. 주위에선 대학 안 간다고 한마디씩 했지만, 고등학교를 졸업 한 이상 인생은 스스로 결정하고 싶었다. 다행히 부모님은 푸샵의 결정을 존중해주셨다. 제대를 앞두고 대학 진학을 고민했던 건 사회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4년은 길고, 2년이면 될 것 같아 전문대 전자계산학을 전공했다. 비록 전공과 관련된 일(프로그램 개발 등)을 하진 않지만, 컴퓨터와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공이 꽤 많은 도움이 되긴 했다. 

졸업 후 사회생활을 1년 정도 할 무렵, 인생의 진로를 다시 고민한 끝에 좋아하는 일을 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귀국 후 국내 최초로 헬스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독학을 통해 지식을 쌓고 책을 쓰는 등, 사람들을 건강하게 해줄 수 있는 피트니스 일을 18년째 해오고 있다. 몇 년 후엔 대학을 다닐 계획도 있다. 왜 또 대학을 들어가느냐고? 물리치료사 면허를 취득하려면 관련 학과를 졸업해야 시험을 치를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좋아하는 일을 전문적으로 오래 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해서다.

EBS 다큐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 중에서

69.8%라는 대학진학률은 여전히 높은 수치라고 생각한다. 왜 대학에 가야 하는지, 그 과정이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일에 정말 필요한 일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대학이 이력서에 한 줄 채우기 위해 필요하고, 대학 나오지 않으면 사회생활 힘들다는 분위기와 사회 서열화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다녀야 하는 것이라면, 이제는 우리 사회도 변해야 하지 않을까? 중고등학교 6년이라는 과정이 오로지 대학 진학만을 목표로 하는 과정이어야 한다면 정말 끔찍한 일이 아닐까? 비워내야 하는 건 물건 만이 아니라 대학 진학에 얽매인 과도한 집착도 포함되어야 하는 것 같다. 행복은 대학 서열순도 아니고, 스펙순도 아니다. 

미세 먼지가 꽤 심한 토요일입니다. 건강에 유의하시는 행복하고, 건강한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 이상 푸샵이었습니다. ┌(ㆀ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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