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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Exercise)의 힘/운동은 과학이다

올림픽 신기록은 왜 쉽게 깨지지 않는 걸까? - 빙속 1만m 이승훈의 신기록이 위대한 이유

  
 쿠버로부터 낭보가 전해졌죠. 24일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만m 경기에서 이승훈(21. 한체대) 선수가 ‘12분58초55’ 로 올림픽 신기록 세우며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

"아침부터 무척 감격스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올레!! 아~ 이승훈 선~수~우 올림픽 신기록 금메달입니다. 금메달 아~" 

2위는 13분02초07을 기록한 러시아의 스코브레프 선수가, 동메달은 13분06초73을 기록한 네덜란드의 금메달 리스트인 봅 데용 선수에게 돌아갔다고 합니다. 

이로써 한국은 사상 2번째로 스피드스케이팅이라는 종목에서 모태범 선수에 이어 이승훈 선수가 금메달을 그것도 올림픽 신기록이라는 ‘위대한 업적’ 을 달성하며 목에 걸었습니다(숏트랙에서 스피드로스케이팅으로 전향한지 7개월만의 일이라는데 탁월한 선택이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그럼 이승훈 선수의 기록이 왜 위대한 업적인지 알아볼까요.
 


이승훈 선수는 7년 묵은 올림픽 기록(12분58초92)을 0.37초 앞당기는 기염을 토해냈는데요, 숫자로만 봤을 때는 ‘ 0.37초’ 밖에 안돼는데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을 겁니다. 게다가 7년 동안 깨어지지 않다가 몇십초, 몇분 앞선 것도 아니고 겨우 0.37초 앞당기면서 올림픽 신기록이라니 “왠 호들갑들이야” 하며 왠지 허탈한 생각마저 들기도 합니다. 아! 물론 그 기록을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올림픽 신기록은 이제 cm, 초 단위가 아닌 밀리미터, 0.01초 단위까지 기록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초 단위로만 계산을 한다면 12분58초로 올림픽 신기록 아닌게 되어버립니다). 

100m 달리기에 전자계시(Electronic timing)가 도입된 이후 10초대의 벽을 허문 사람은 1968년 미국의 짐 하인스에 의해서 였는데 그는 9초95를 기록했습니다. 이후로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9초69라는 기록을 세웁니다. 무려 40년간 단축한 기록은 겨우 1초의 1/4 수준인 0.26초 입니다. 1년이 지난 세계 대회에서 9초58이라는 세계 신기록을 세우는 기염을 토합니다. 

과학자들은 우사인 볼트가 9초50의 벽을 깨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데요, 이러한 기록을 세울 수 있는 사람이 반세기만에 나올까말까 한 것이니 신기록을 세우는 일이 이젠 인간의 한계를 넘어 타고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과학자들은 인간의 한계치라 생각하는 9초50의 벽을 우사인 볼트가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2009년 베를린 세계 선수권 100m 달리기 대회에서 9초58이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는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


왜 올림픽 기록이나 세계 기록이 단축되는 것이 어렵나요? 

왜냐하면 전문 스포츠 선수들이 절대적인 인간의 ‘생리학적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크립톤 행성에서 날아온 수퍼맨이 출전하지 않는 이상, 지구의 인간은 인간의 생리학적 한계라는 것에 부닺치게 되어 있어, 인간이 발휘해낼 수 있는 능력치의 한계는 정해져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생리학적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게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인간의 운동 생리학에 대해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러시아와 미국의 운동 생리학에 대한 연구들이 활발합니다. 한국도 스포츠 과학에 대한 연구들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이번 밴쿠버 동계 올림픽의 결과는 선수들의 개인적인 노력뿐만이 아니 과학적 연구 결과의 뒷받침이 된 결과라고 보면 될 듯 합니다.

연구 결과에 따른 생리학적 한계에 부딪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보다 강도 높은 운동에 대한 에너지 공급을 더 이상 할 수 없습니다.
▣ 근육 수축의 강도를 더 이상 높이는 것이 한계에 달했다는 것입니다.
▣ 뇌로부터 근육으로 전달되는 명령의 속도를 더 이상 빠르게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 해당 동작을 생물학적 관점에서 더 이상 향상 시킬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이승훈 선수가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것은 자신의 생리학적 한계까지 도달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서는 노장인 이규혁 선수가 1000m 경기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고통스러워했던 것은 그가 생리학적 한계에 도달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의 신기록은 그저 열심히 노력만해서 얻어진 것이 아니라 이승훈 선수의 ‘피와 땀’, ‘불굴의 의지’ 그리고 ‘한국 스포츠 과학화의 노력’이 뒷받침이 된 ‘위대한 업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이승훈 선수의 올림픽 신기록과 금메달 획득을 축하하며,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가 궁금한 푸샵이었습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