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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Exercise)의 힘/운동은 과학이다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은 일반인보다 월등히 건강할까?

  
 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의 승전보가 계속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그들의 노력은 정말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게 사실입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 모두가 끝까지 최선을 다해 선전해주기를 기대해봅니다. 

감동의 드라마가 계속 진행되는 동안 네티즌들의 시선을 사로 잡거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바로 선수들의 건강미 넘치고, 멋진 튼튼한 몸에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특히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의 엄청나게 잘 발달된 허벅지.

일명 금벅지!

[사진: Newsis,연합뉴스] 모태범 선수와 이상화 선수의 두꺼운 허벅지를 보라! 족히 둘레가 65~70cm는 되어 보인다. 필자 허벅지 둘레가 65cm정도고, 일반 남자들의 보편적인 허벅지 둘레는 50~55cm 사이인 걸보면 엄청난 근육량을 자랑한다. 이는 고된 훈련을 지속적으로 해온 결과인 것이다.


금벅지가 되기까지 강도높은 훈련과 식이요법을 실시했을텐데...그렇다면 선수들의 건강은 일반인들보다 월등히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일반인들은 꾸준히 하기조차 쉽지 않은 그 효과 좋다는 불로초 같은 운동을 매일 하니 정말 건강한 사람들임에 틀림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기다 운동으로 다져진 탁월한 생리학적 한계가 일반인보다 훨씬 높고, 근육질의 멋진 몸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죠(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헤비급 씨름선수나 역도선수들 중에는 살이 찐 사람들도 있죠 ^-^).

최대 산소섭취량(VO2 Max)의 비교

최대 산소섭취량은 인체가 운동 중 공기중으로부터 섭취할 수 있는 산소의 최대 양으로, 최대 산소섭취량이 높을 수록 심폐지구력이 우수하며, 유산소적 운동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판별한다. 

크로스 컨트리 스키 선수 = 88ml/kg/min
스케이트 선수 = 80ml/kg/min
일반인 = 47ml/kg/min

심장 용량 및 폐활량의 비교
크로스 컨트리 스키 선수 = 1L(심장용량) / 7L(폐활량)
일반인 = 700ml(심장용량) / 3~4L(폐활량)

기초적인 것만 비교를 해봐도 운동선수을 일반인에 비해 생리적 한계가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이 정말 건강한 걸까요? 

안타깝게도 운동이 정말 좋은 효과를 주고, 건강을 향상 혹은 유지시켜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지만, 강도 높은 운동과 양이 항상 건강에 좋은 것은 아닙니다. 한마디로 과유불급(過猶不及)인 것이이죠. 국가대표 선수들은 높은 운동 강도와 양을 항상 유지해야 하는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아울러 운동과 경기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은 경기의 성적뿐만이 아니라 몸 상태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안타깝지만 그것은 선수들의 숙명과도 같은 것이죠. 생리적 한계에 도달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승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전문 운동선수와 같이 육체적으로 아주 힘든 일을 할 때 인체는 살아있는 세포를 구성하는 단백질을 하루 약 30~40g정도를 잃습니다.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의 격렬한 운동으로 글리코겐(근육의 에너지 원)을 완전히 소진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복구시키는데 3~4일 정도가 걸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아주 힘든 일을 한다는 것은 능률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할 경우 직업병에 노출되며, 건강상의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힘과 더불어 시간적인 한계까지 사용해야 하는 운동은 건강상의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는데 그것의 대표적 운동이 바로 마라톤입니다. 마라톤 대회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은 건강상의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운동의 지나친 강도 역시 건강상의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는데 그것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아주 무거운 것을 들어야 하는 역도입니다.

한번의 완주와 한번의 역도들기는 작은 죽음을 맛보는 것과 같다고 선수들은 말한다. 그러한 고통을 항상 달고 살아야 하는 선수들은 자신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경기에 임하는 것이다. 사진은 이봉주와 장미란


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은 국가를 대표하기 이전에 선수 개개인의 직업이 운동선수입니다. 그것이 아마추어든 프로든 구분없이 말이죠. 이처럼 강도높은 운동을 수행해야 하는 선수들은 일과성허혈발작(뇌졸중 증상이 단 시간 지속되다가 뇌 손상 업이 회복되는 증상), 심근경색, 산독증(혈액 중의 산酸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거나 알칼리가 비정상적으로 감소한 상태)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작게는 근육손상, 인대손상, 퇴행성 관절등을 평생 겪게 되는 것입니다. 때로는 일반인들은 격지 않아도 될 부상으로 인해 고통을 겪기도 합니다.

[사진: 구글] 나는 근육 하나를 키우기 위해 엄청 많은 노력을 했다. 3일, 5일 연습하고 힘들다고 쉬는 것은 무엇인가 되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안 될 행위다. - 발레리나 강수진 (좌측부터 강수진의 발, 염종석 선수의 어깨, 박지성 선수의 발)


[사진: 연합뉴스]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의 상처투성이인 발. 그 고통을 감뇌했기에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지 했을 것이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경기를 우리는 마음 편하게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엄청난 심적 부담감을 안은채 경기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건강을 위해 적당한 운동을 하지만 그들은 생리적 한계에 도달하는 수준의 고통을 감내해야 합니다. 금메달을 따든, 따지 못했든 선수들은 그들 자신의 건강을 담보로 고통을 감내하면서까지 많은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셔야 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에게도 애정어린 시선과 응원을 보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국가대표! 힘내라~

덧붙이는 글: 친구 중에 현역 카누 선수가 있습니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되는 친구입니다(아시안게임 은메달 리스트, 올림픽은 동구권이 워낙 강세라....). 그 친구가 지금 병원에 입원을 해 있습니다. 발목 인대가 끊어져 무릎 인대를 떼어내어 잇는 수술을 했기 때문입니다. 저번 주 일요일 병문안을 다녀왔는데 한달 후에나 기브스를 풀 수 있고, 재활 기간도 꽤 걸린다고 합니다. 그 친구의 쾌유를 빌며, 부디 다시 복귀해서 카누 선수로 활동할 수 있길 빕니다. 병섭아~! 힘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