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pace & 공간/일상의 끄적거림

잃어버린 혼자만의 시간을 만드는 6가지 방법 - 도깨비에 홀린 시간

난 9일, 현대 사회를 유동성(Liquid) 있는 액체로 정의했던 '지그문트 바우만'이 타계했다. 아마도 그는 '영원한 이방인'의 별로 떠났을 것 같다. 바우만을 알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12년 출간된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을 접하게 된 후였으니까. 로움을 고독으로 승화시키지 못해 몸부림치던 때, 제목에 이끌려 노학자의 책을 집어 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가 지구를 떠난 것조차 모르고 살았을 테니까. 

지난 9일, 향년 91세의 나이로 타계한 고독을 응시하는 눈빛의 지그문트 바우만. (출처: 구글)

외로움과 고독의 차이, 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미묘한 차이를 확연히 구분 짓지 못하는 거라면 그 차이는 이렇다. 외로움(Loneliness)은 부르지도 않았는데 느닷없이 나타나 당신의 뒤통수를 후려치고 달아난다. 감정이기 때문이다. 반면 고독(Solitude)은 당신이 부를 때만 나타난다. 자신과의 대화이기 때문이다.   

결국 외로움으로부터 멀리 도망쳐나가는 바로 그 길 위에서 당신은 고독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린다. 놓친 그 고독은 바로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을 집중하게 해서' 신중하게 하고 반성하게 하며 창조할 수 있게 하고 더 나아가 최종적으로는 인간끼리의 의사소통에 의미와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숭고한 조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당신이 그러한 고독의 맛을 결코 음미해본 적이 없다면 그때 당신은 당신이 무엇을 박탈당했고 무엇을 놓쳤으며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조차도 알 수 없을 것이다. –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 중에서 p31
고독한 시간 즉, 혼자 있는 시간은 필요하다. 혼자 있더라도 우리는 혼자가 아닌 일상을 살고 있다. 전원만 키면(24시간 켜놓겠지만) 손에 쥔 스마트폰으로 세계인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인터넷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으며, SNS를 통해 타인과의 대화도 끊임 없이 나눌 수도 있다. 심지어 남들을 대놓고 엿볼 수도 있으며, 누가 읽던 말던 짹짹거리며(twitter) 글을 남길 수도 있다.  

외로움은 혼자 있으나 혼자가 아닌 소모적인 시간으로만 채워지게 돼 자칫, 감정적 에너지의 소비로만 이어질 수 있다. 의식하자 못하는 사이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다(SNS가 '시간 낭비 시스템'이라 불리는 이유도 외로움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고독한 시간으로 이동해,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되면 에너지의 충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상을 치열하게 보냈던 나를 소환해 힐링의 시간을 선물할 수도 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비틀거리지 않고 제대로 걷고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그렇게...도깨비에 홀린 듯 외로움 20%, 고독 80%를 섞어 혼자만의 시간을 소환한 푸샵.

날이 좋아서
여백 같은 흰 눈이 좋아서
하늘과 맞닿은 바다가 좋아서
모든 것이 좋아서  

도깨비에 홀려 떠난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고독을 음미하기 위해 떠난, 강릉 주문진 행 드라이브. 

다행히 고속도로는 제설 작업이 깔끔히 되어 있었다. 주문진 일반 도로는 여전히 눈으로 덮혀 있다.

어제가 도깨비 마지막 방송이었고, 아쉬움을 달래려 사람들이 도깨비 촬영지 중 하나인 주문진 방파제를 찾았다.

삼삼오오, 가족끼리, 연인끼리 방파제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어느 마음씨 좋은 커플이 선뜻 사진을 찍어주겠다해서 찍힌 푸샵의 한 컷!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만큼 힐링 되는 일은 없을 듯 하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 에너지 충전을 위해, 자신과의 대화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7시간 정도 걸린 주문진 방파제 드라이브. 반복된 일상에서 벗어난 선물 같은 미니 여행이어서,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어서, 나를 소환해 나와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다. 꼭 장거리 드라이브가 아니더라도 일상의 번잡함을 비워내는 시간은 매일 필요하다. 오롯이 자신과 만나 고독을 음미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아주 간단하다. 많은 시간이 들어가지도 않는다.

■ 혼자만의 시간을 만드는 방법 6가지.

1. 일찍 일어난다.

2. 책을 읽는다.
3. 산책을 한다.
4. 운동을 한다.
5. 드라이브를 한다.
6. 집중력에 방해되는 것을 멀리한다.

작지만 하루 중, 꼭! 혼자만의 시간을 잠시라도 가질 수 있길...여유를 찾길...  

잃어버린 혼자만의 시간을 찾아
나, 그리고 나와 함께한 시간이어서 좋았다. 

영하 12도의 한파로 시작한 월요일 아침입니다. 주말 동안 고독의 맛을 잠시라도 음미할 시간 가져보셨나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시느라, 일을 하시느라 잠시라도 짬을 내지 못했다면 점심 먹고 산책을 하거나, 추워서 힘들다면 잠시라도 책을 읽어보는 월요일 되시길 바랍니다. (^▽^) 이상 푸샵이었습니다. ┌(ㆀ_ _)┐

■ 푸샵 브런치 [100년 쓸 몸만들기]에 오시면 더욱 풍성한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